국경 넘으려는 이민자수 사상 최대에 이른 가운데
폭염과 리오그란데강 수위 상승으로 사망자 속출
이 지역에서는 최근 불볕 더위에 리오그란데강 수위까지 높아지면서 이민자들의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4월에는 온두라스에서 온 3명의 아이와 어른 한 명이 리오그란데강에서 뗏목이 뒤집힌 뒤 익사한 듯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번 달에도 인도에서 온 6살 짜리 아리가 애리조나주에서 폭염으로 숨진 채 발견됐고, 엘 파소 부근 국경을 따라 나 있는 농수로에서도 6월에만 벌써 7명의 이민들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이민자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는 미국 내에서 정치적 공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해 이민자들에게 물과 음식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지원봉사단체 ‘노 모어 데스’(No More Deaths) 소속 봉사원 1명을 범죄공모혐의로 기소했다. 배심원간의 의견 대립으로 재판은 무효화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민자를 구호하는 요원과 단체들을 너무 심하게 처벌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국경에서 이민자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이 관련 예산 확충안에 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은 “의회는 국경 구금시설 여건을 개선하는 법안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인도주의적 노력을 지연시키는 것과 같다”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23일부터 개시할 예정이던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을 민주당의 요구로 2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