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리더십 상처…불신임 논란 번질 수도

중앙일보

입력 2019.06.25 00:05

수정 2019.06.2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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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2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정상화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을 논의했으나 추인이 불발됐다.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이날 추인이 불발된 뒤 의원총회장을 나서고 있다. 이로써 80일 만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국회 정상화는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뉴시스]

3당 원내대표 간 국회 정상화 합의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부결되면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리더십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의원총회 후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의원 대부분이 반대 입장이었다”고 전하는 등 나 원내대표가 들고 온 합의안에 대해 전혀 수긍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분위기에 밀린 나 원내대표가 스스로 합의문 추인을 철회했지만 향후 국회 상황에 따라 당내에서 불신임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정치권에선 황교안 대표의 대여 강경노선이 이날 압도적인 부결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2014년 세월호특별법을 추진했던 박영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협상안 추인을 거부당하며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박 원내대표는 당내 거센 비판에 휘말리면서 다섯 달 만에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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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의총에 참석했던 한국당의 한 의원은 “나 원내대표에게 일단 ‘기회를 더 주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다”며 “이번 사안이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 입장에선 추후 국회 정상화 협상에 다시 나서더라도 당내 강경 분위기를 참작해 협상력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일단 기회 더 주자” 분위기
“황교안 강경론이 부결 영향” 분석

또한 합의안이 불과 두 시간 만에 뒤집어진 만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측에서도 추가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