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유지안(서울 언남초 4)·한은솔(경기도 늘푸른초 6) 학생모델, 취재·사진=양유찬(대전 목양초 6)·양윤서(대전 목양초 4)·정가희(제주 아라초 6) 학생기자, 자료=자전거 행복나눔(www.bike.go.kr)
기초부터 튼튼하게! 자전거 학교
“먼저 안전조끼를 입고, 무릎·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하세요.” 주강일 강사의 안내에 따라 학생들이 움직였죠. 무릎보호대는 무릎을 편 상태에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딱 맞게 고정합니다. 팔꿈치 보호대도 마찬가지로 팔을 편 상태에서 착용합니다. 헬멧은 크기 조절 장치가 뒤로 가도록 머리에 쓰고, 눈썹과 헬멧 사이에 손가락이 1~2개 들어갈 정도로 크기를 조절해요. 그리고 턱 쪽에 있는 버클을 딸각 소리가 나도록 잠근 후 턱과 끈 사이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길이를 조절합니다. 간혹 머리 모양이 망가지지 않게 하려고 헬멧을 뒤쪽으로 넘겨서 착용하거나 머리에 딱 맞게 고정하지 않고 헐렁하게 쓰는 경우가 있는데요. 헬멧은 사고가 나면 머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무척 위험해요.
다음으로는 안장을 자신의 키에 맞게 조절해요. 안장에 앉았을 때 무릎이 펴지는 상태가 되는 것이 좋아요. 만약 자전거를 잘 타는 고수라면 까치발을 들게 되는 정도로 안장을 높여도 괜찮아요. 하지만 자전거 타기에 서툴다면 양발이 모두 땅에 안정적으로 닿도록 높이를 조절하세요. 안장 아랫부분에 있는 레버를 풀고 안장과 자전거 몸체가 일직선으로 수평을 이루게끔, 그리고 안장 옆에 섰을 때 내 골반 높이 정도에 오게끔 안장의 위치를 잡고 레버를 고정해요. 한번 앉아 보고 불편하면 다시 안장의 높낮이를 조절하면 됩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한강변을 달릴 시간. 하지만 자전거 타기가 아직 서툴다면 공터에서 충분히 연습한 뒤에 자전거도로로 나가야 해요.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면 안 됩니다. 준비운동도 잊지 않아야겠죠. 손목·팔목·무릎·허리·어깨·목 등을 부드럽게 돌리면서 몸을 풀어주세요. 모든 준비가 되었다면, 자전거도로의 가장자리 흰색 선을 따라 일렬로 자전거를 타고 출발. 왼쪽으로는 다른 자전거가 추월할 수 있도록 비워둡니다.
지안이와 은솔이는 잠실한강공원에서 출발해 잠실대교를 지나 광나루 자전거공원 근처까지 자전거를 타고 쉬지 않고 달렸어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나오고 예쁜 꽃길을 지나가고 지하철이 다니는 다리 밑으로도 달렸죠. 전환점에서 잠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자전거를 달려 출발했던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화창한 날씨에 땀이 났지만 기분만은 상쾌했죠. 지안이와 은솔이는 “힘들기도 했지만 재밌었고 바람이 시원해서 좋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는 법을 잘 익혔다면 이제 밖으로 나가 자전거를 즐기는 일이 남았습니다. 만약 집에 내 자전거가 없다고 해도 실망하지 마세요. 공공자전거를 이용하면 되니까요. 따릉이(서울)·타슈(대전)·어울링(세종)·누비자(창원)·타랑께(광주) 등 지역마다 특색 있는 이름의 공공자전거를 운영해요. 자치단체가 그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를 여러 대 마련하고 대여·반납을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주민들은 저렴한 비용을 내면 가까운 무인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어요. 타고 나서는 자전거를 빌렸던 대여소가 아니더라도 어느 무인 대여소에나 반납할 수 있고요. 개인이 자전거를 구입·관리할 필요가 없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교통체증과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죠. 미래 주요한 경제 시스템으로 떠오르는 ‘공유 경제’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자, 그럼 주말에는 동네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자전거길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요. 자전거길은 보행자나 자동차가 다니는 길과 분리돼 좀 더 마음 편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죠. 시민들이 자전거를 더 많이 즐기도록 정부는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을 만들었어요. 2011년 10월 남한강 자전거길을 시작으로, 새재 자전거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이 개통되면서 인천~부산 간 자전거길이 완성됐죠. 또 금강·영산강 자전거길의 개통으로 4대강 자전거길도 생겨났어요. 이후 북한강(경춘선)·섬진강·오천·동해안(강원·경북)·제주 등에도 자전거길이 조성되며 전국에 총 13개 구간 1853㎞에 이르게 됐죠.
국토종주 자전거길에서 만날 수 있는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여권처럼 생긴 공식 인증수첩을 구입해 도장을 모두 찍으면 ‘종주 인증’도 받을 수 있는데요. 인천 아라서해갑문~낙동강하구둑 코스,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등 4대강 코스, 국토종주 자전거길 13개 전 구간 완주 시 해당 구간에 있는 모든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받은 사람은 인증스티커·인증메달·인증서를 받을 수 있어요. 자전거길을 열심히 달려 인증센터마다 모양이 다른 도장을 하나씩 모으다 보면 어느새 몸도 튼튼해져 있겠죠. 자전거길과 인증센터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자전거 행복나눔’ 홈페이지(www.bike.go.kr)에서 볼 수 있답니다.
대전 공공자전거 체험…‘타슈’ 타봤슈?
먼저 타슈 이용 방법을 알아봤죠. 정기회원이 되어 이용할 수도 있지만, 따로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스테이션(무인 대여소)에서 바로 대여할 수 있었어요. 단, 휴대전화로 인증번호를 받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는 어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스테이션을 검색해보니 대전에 총 261개가 있었어요. 제가 선택한 스테이션은 유성구에 있는 카이스트였죠. 대학교 안에 스테이션이 3곳 있고 일요일이라 복잡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조용하게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겠죠.
카이스트 정문을 통과하자 바로 오른쪽에 스테이션이 보였습니다. 똑같이 생긴 자전거들이 나란히 세워져 금방 찾을 수 있었어요. 거치대 몇 곳은 자전거가 이미 대여되어 비었지만 아직 몇 대 남아 있었죠. 겉모습을 살펴보니 녹슬거나 바람이 빠진 자전거는 없었죠. 자전거를 확인한 뒤 거치대 옆 대여기로 가서 터치스크린 화면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면 됩니다. 회원가입이 필요 없는 일일권을 선택하고, 결제방법으로는 교통카드인 한꿈이카드를 선택했어요. 그다음 휴대전화 인증 과정이 있는데요, 미성년자인 경우 인증이 되지 않아요. 저는 같이 간 아빠의 휴대전화로 인증을 받고 결제는 제 한꿈이카드로 했어요. 버스에 탈 때처럼 교통카드를 태그하면 결제가 돼요. 1시간에 500원, 시간을 초과하면 30분에 500원. 저렴한 가격에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타슈에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우선 제가 탔던 자전거는 안장이 흔들리고 브레이크가 늦게 잡혀 불안정했어요. 문제가 있는 자전거는 빨리 발견해서 고쳐놔야 다음 사람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점검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만약 고장 난 자전거를 이용하다가 사고가 나면 누구의 책임일까요? 만약 술에 취한 사람이 자전거를 빌려 탄다면?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아빠는 “자전거를 빌릴 때 음주측정을 하도록 하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냈죠. 또,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라고 크게 표시돼 있지만 정작 헬멧은 함께 대여되지 않았어요. 부피가 큰 헬멧을 따로 갖고 다니는 건 불편한데 말이죠.
자전거는 친환경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할수록 환경을 지키는 데 도움이 돼요. 그래서 이런 공공자전거가 많아지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스테이션도 늘리고, 자전거도 더 많이 비치하고, 종류도 2인용·어린이용 등으로 다양하면 좋겠습니다. 윤서도 타슈에 대한 소감을 말했어요. “아이보다 어른을 배려한 자전거라서 저한테는 무겁고 컸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전거라서 더러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고 편리해요. 사람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면 자연을 아낄 수 있지 않을까요.”
양유찬(대전 목양초 6) 학생기자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소중 학생기자 9기 정가희입니다. 저는 지난 8일 가족과 함께 ‘제주 환상 자전거길’에 다녀왔어요. 제주를 해안가 쪽으로 돌 수 있는 자전거길 코스인데요. 총 234㎞로, 어린이가 종주하는 데에는 3~5일 정도 걸리는 거리죠. 자전거 길은 도로 옆에 그어진 파란 선으로 구분돼요.
제주도에서 자전거를 타러 나갈 때는 날씨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제주는 날씨 변덕이 심하거든요. 준비물은 헬멧·선크림·마스크·토시·물 등입니다. 헬멧은 안전을 위해 꼭 착용해야 해요. 제주도에도 공공자전거 무인 대여 시스템이 있지만 만 15세 이상부터 이용이 가능해요. 무인 대여소는 탐라도서관, 제주 아트센터, 제주 벤처마루 등 11곳이죠(오전 6시~오후 9시까지, 요금 무료). 만약 자전거를 오랜만에 꺼냈는데 바퀴에 공기가 부족하다면 근처 수리점을 이용하거나, 자전거길 인증센터 옆 ‘태양광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사용하면 됩니다.
그때 자전거 탈 준비를 하는 어린이들을 만났어요. 제가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나요?”라고 질문하자 그들은 “아뇨. 자전거길은 위험하고 차들이 경적을 울려서 인도로 다녀요. 그런데 인도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위험해요”라고 대답했어요. 용두암 인증센터에서는 제주 환상 자전거길을 종주한 박지민(31)씨를 만났습니다. 대구에서 왔다는 박씨는 “용두암부터 송악산까지가 오르막길이 많아 힘들었고 가장 좋았던 곳은 남원 방면 해안도로였어요. 자전거길은 비교적 잘된 편이에요.”라고 귀띔해줬죠.
다음 날 아침 일찍 저는 서귀포 쇠소깍으로 갔습니다. 쇠소깍부터 법환 바당 인증센터까지 약 14㎞를 가는 환상 자전거길 5구간을 돌기로 했죠. 5구간은 환상 자전거길 중에서 두 번째로 짧은 구간이에요. 쇠소깍 인증센터부터 파란 선을 따라 나아갔어요. 자전거길은 전날 갔던 삼양 해수욕장 자전거길보다 차가 많이 안 다녀 안전했죠. 보목 포구를 지나 풍경이 아름다운 서복 전시관을 지났어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폐달을 밟으니 기분이 상쾌했죠.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힘들었는데 내리막길에서는 너무 신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일 때면 서로 인사하기도 했어요. 자전거길에서 만난 김지훈(대구 경산초 6)군은 “아버지와 추억여행 중이라서 자전거길을 달리는 것이 재밌다”고 했습니다.
자전거길을 취재하면서 도로 옆에 있는 파란 선이 자전거길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제주 환상 자전거길의 전 구간 종주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죠. 소중 친구 여러분도 제주도에 오면 환상 자전거길을 달려보면 어떨까요.
정가희(제주 아라초 6)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