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김해영 최고위원(오른쪽)은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이번 최저임금은 최대한 동결에 가깝게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운데는 박광온 최고위원. [변선구 기자]
최근 민주당 안에서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당 최고위원이 ‘동결’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회의 뒤에 김 최고위원은 “당론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구인 부산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많은데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모습을 접하다 보니까 공개된 회의에서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내 “김해영 발언에 깜짝 놀라”
“사회안전망 함께 다뤄야” 신중론
“옳은 소리 했다” 동조도 많아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나온 최저임금 관련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관련해 ‘올해는 동결하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서 적정하게 잡아가자’는 등의 이야기가 있는데 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저임금 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해 객관적인 판단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기류 변화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민주당의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9일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다. 취임 2주년 대담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과 관련해 “공약에 얽매여서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27일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노동계와 재계의 줄다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지난해(7530원)보다 10.9% 올랐고, 2018년도엔 16.4% 올랐다. 근로자 위원들은 일단 내년 인상률을 19.7%로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