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당국자는 17일(현지시간) “세계는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도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동맹국과 동반자 국가들과 북한의 FFVD라는 공동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美 기본원칙 재확인, 중국에 대북 공조 압박 메시지
“비핵화 협상 재개” 기대감, 中은 “무역전쟁 지렛대”로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과 북한은 수십년간 골치 아픈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시 주석의 갑작스러운 방문은 14년 만으로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시진핑이 G20에서 트럼프를 만날 때 북한과의 대화 계획을 전달할 수 있다”는 중국 인민대 북한 전문가 청샤오허의 말을 전했다. “무역 문제로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트럼프에게 비핵화 대화 재개라는 ‘아름다운 선물’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반드시 중국과 북한의 취약한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중국이 이번 방북의 대가로 북한에 미사일 실험과 같은 도발 중단을 요구했을 거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미국에 전달하는 유용한 전달자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협상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양국 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닫고 있는 긴장을 논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역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중국이 대북 영향력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중요 역할이란 점을 부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도 풀이했다.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 센터의 북한 전문가 자오 통은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단 점을 미국에 주지시킬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신문은 “북한의 최대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을 ‘국빈방문’이라 밝힌 것과 관련, 중국 외교가에선 북한을 정상국가라 특징짓기 위한 외교적 제스처로 방문 명칭을 이렇게 규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도 전했다.
앞서 17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 매체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