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가투자 핫플레이스는 서울대입구역·왕십리

중앙일보

입력 2019.06.17 00:03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서울에서 상업용 부동산(상가) 투자매력이 가장 큰 상권은 서울대입구역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태원·동대문·도산대로는 투자 위험이 큰 ‘요주의 상권’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의 ‘서울 주요 상권의 부동산 임대업 리스크 검토’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공실률과 임대료 상승률, 자본이익률을 종합해 서울 시내 38개 상권을 분석했다.

서울 상권 5년 새 세대교체 뚜렷
홍대·합정 상권도 여전히 상위권
이태원·동대문은 공실률 높아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 상권의 세대교체 현상이 뚜렷했다. 주요 소비층인 20·30대가 ‘샤로수길’이나 ‘연트럴파크’ 같은 새롭게 활성화되는 골목상권을 선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임대·투자여건(2018년 4분기 기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서울대입구역 상권이다. 공실률(0.6%)이 가장 낮았고 임대료 연간 상승률(5.3%)은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013년 14위에서 수직상승했다. 이른바 ‘샤로수길’로 대표되는 골목상권의 힘이다. 2위 상권은 왕십리였다. 하루 평균 11만명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교통 요충지로, 자본수익률(6.4%)이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공실률 역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8.3→4.8%). 3위는 신림역이 차지했다.
 
2013년 1위였던 홍대·합정 상권은 4위로 밀려났다. 2030 젊은층이 선호하는 대표 상권으로, 왕십리에 이어 자본수익률(6.2%)이 두번째로 높았다. 2013년 2위였던 혜화동은 35위로, 3위였던 명동은 31위로 밀려났다.


서울에서 공실 리스크가 가장 큰 상권은 이태원과 동대문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공실률은 2013년 4분기 9.4%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엔 20.2%로 치솟았다. 동대문의 지난해 공실률은 13.3%로, 2014년 2분기 이후 두자릿수 공실률이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은 미군부대 이전으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퇴색되면서 점포수가 2년 전보다 4.4% 줄었다. 동대문 상권은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대형 쇼핑몰의 임대수익이 급감하고 상가의 자산가치도 하락세다.
 
이자상환리스크가 가장 큰 상권은 도산대로였다. 일반적으로 상가 투자금(매입가격-대출금) 대비 임대소득 비율이 3%는 돼야 대출이자를 갚을 수 있다(대출금리 연 4%, 담보인정비율 75% 기준). 도산대로는 서울 시내 상권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이 비율이 3%를 밑돌았다.
 
성지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서울 전체로 볼 때는 부동산임대업의 부실 위험이 크지 않지만 이태원·동대문·도산대로의 경우엔 주의가 필요하다”며 “상권의 중심이 골목상권 위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