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보유한 KCFT 지분 100%를 1조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세부 실사와 인허가 등 절차를 거쳐 신속하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KCFT는 SKC의 자회사가 된다.
머리카락 30분의1 두께 구리 생산
LG화학·삼성SDI등이 주요 고객
1조 2000억원에 KCFT 사들여
3년 내 생산능력 3배로 키우기로
KCFT는 2차 전지용 동박 제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고객사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배터리 업체와 파나소닉 등 글로벌 업체다. 지난해에는 매출 약 3000억원 기록했고, 전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
KCTF는 기술력도 인정받는 업체다. 동박은 배터리의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중 음극재에 해당하며 전류를 흐르게 하는 핵심 소재다. 구리를 머리카락 두께 15분의 1 수준으로 얇게 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KCFT는 지난달 독자기술을 활용해 머리카락 30분의 1 크기인 4.5나노미터(㎛) 두께 초극박 동박 50㎞ 롤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장 길이다. KCFT는 초극박, 고강도 제품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이자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가진 업체라는 게 SKC의 평가다.
SKC의 기존 사업 영역인 필름 제조기술과 KCFT의 동박 제조기술이 결합해 발휘할 시너지도 기대된다. 배터리 영역에서 동박 소재 사업은 구리를 얇게 가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박이 얇아야 배터리에 음극 활물질을 더 많이 채울 수 있어서다. 얇은 동박을 만드는 기술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이유다.
SKC 관계자는 “SKC는 필름 관련 사업을 40년 넘게 영위해온 기업으로 KCFT의 동박 제조 기술력을 한 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SKC는 SK그룹 중 해외 생산법인을 가장 먼저 설립한 만큼 축적된 해외 공장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해 KCFT의 글로벌 생산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자 동박 시장도 활황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시장은 지난해 9만 1900t을 기록했지만 2025년에는 약 17배인 152만톤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SKC는 2022년까지 동박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완재 SKC 사장은 “SKC와 KCFT의 지속 성장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인수를 SKC의 딥체인지 기폭제로 삼아 기업 가치를 높이고 한국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