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14일까지는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해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001년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출범한 SCO는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도 가입해 회원국이 8개로 늘어났다.
세계 인구의 44%에 해당하는 인구 31억 명의 거대 지역 협의체로 성장한 SCO는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힘을 실어주는 ‘비슈케크 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열렸던 SCO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미 미국의 일방주의를 성토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당시 “무역 마찰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관련해 각국 외교장관들로부터 이해와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선 미국의 보호주의와 일방주의를 겨냥한 보다 강도 높은 성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14일부터 16일까지는 타지키스탄을 방문해 수도 두산베에서 열리는 아시아상호협력신뢰구축(CICA)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CICA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중국에서 열렸으나 이번에 개최 장소를 타지키스탄으로 옮겼다. 시 주석은 중국에서 열린 CICA 정상회의에서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인의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미국의 경계심을 자극해 왔다. 이번에도 미국을 배제한 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의 우군 확보 외교는 이뿐이 아니다.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는 베이징에 아프리카 54개국의 장관급 고위 인사들을 불러 모은다. 행사 이름은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베이징 정상회의의 성과를 실현하기 위한 협조인 회의”다.
시진핑-트럼프 오사카 결전을 앞두고 중국이 세 불리기 차원에서 급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아프리카 협조인 회의’가 열리게 된 배경으로 겅솽 대변인은 “현재 국제정세에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발생해 회의를 열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으로 러시아가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건설에서 화웨이(華爲) 장비를 채택하기로 했듯이 이번엔 54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약속하는 이벤트가 벌어질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겅솽 대변인은 10일 기자회견 때 “화웨이는 지난 6일 현재 30여 국가에서 46건의 5G 상용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중에는 미국의 동맹과 일부 유럽국가도 있는데 이들 국가의 이름을 밝히면 (미국의) 마음이 너무 아플까 봐 밝히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 대만과 수교한 17개 국가 중 하나인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를 공략 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