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취미 발레인들의 축제 ‘발레메이트 페스티벌’의 총예술감독인 김순정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는 “전국적으로 성인 대상 취미 발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400~500곳에 이른다. 몸의 균형이 잡히는 등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자기표현의 욕망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취미로 발레를 하는 일반인들의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레 소재 드라마·뮤지컬 제작
아마추어 발레인 공연 기회 늘고
페스티벌 키워드도 ‘발레 대중화’
애호가가 만든 ‘발레 굿즈’ 인기
취미 발레인들의 활약은 무대 밖에서도 펼쳐진다. 발레 애호가들의 ‘장비병’(레오타드·스커트 등 발레 옷과 관련 소품을 수집하는 취미)을 충족시키는 데 취미 발레인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지난해 발레 디자인 상품 브랜드 ‘윤블랑’을 론칭한 윤선하 대표는 “4년 전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발레 옷에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기존 제품을 사려고 보니 예쁜 발레 옷이 별로 없어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주변에 선물도 했는데 반응이 좋아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1년 만에 매출이 10배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미술을 전공한 뒤 인테리어 브랜드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MD로 일했던 윤 대표는 발레 옷을 비롯, 휴대폰케이스·손거울·파우치 등 발레를 소재로 한 디자인 상품들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국내 최대 발레축제 ‘제9회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키워드도 ‘발레 대중화’다. 3년 만에 부활하는 무료 야외공연(22일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의 오프닝 무대는 목동발레리나·지니발레·라온발레·발레인·스완스발레단 등 아마추어 발레학원·발레단에서 발레를 익힌 취미 발레인들이 채운다. 박인자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은 “야외공연 직전 음악분수대 앞 광장에서는 200여 명의 아마추어 발레 무용수들이 참여하는 플래시몹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폐막작(29, 30일 CJ토월극장)으로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적인 관객 참여형 레퍼토리 ‘마이너스 7’이 선정됐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오하드 나하린이 2006년 한국 팬들을 위해 안무한 작품으로, 빠른 템포로 편곡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 OST ‘썸웨어 오버 더 레인보우(Somewhere over the Rainbow)’에 맞춰 무용수와 관객들이 함께 춤 추는 유쾌한 피날레가 하이라이트다.
축제 기간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창작 발레 작품들도 관객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윤전일의 안무작 ‘더 원’(20, 21일)에는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활약한 배우 정영주가 출연하고 안무가 신현지의 ‘콘체르토’(29, 30일)에선 최근 JTBC ‘슈퍼밴드’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천재 첼리스트 홍진호가 연주를 맡는 등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얼굴들이 작품 속에 등장해 거리감을 줄일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