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카메라 업체 라이카의 홍보 영상 ‘사냥(The Hunt)’의 내용이다.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들의 눈을 빌려준 모든 이에게 바친다’며 사진기자를 향한 헌사를 담았다. 지난 4월 중순 선보인 이 영상은 현재 공식 미디어 채널이 아닌 유튜브 등에서만 볼 수 있다. 게다가 라이카는 “회사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지 않은 영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중국을 자극한 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 ‘천안문(天安門) 사태’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을 중국공산당이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희생자 수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서구는 수백~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영상 속 주인공은 실존 인물과 오버랩된다. 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다. 89년 6월 5일 천안문 광장으로 이동하는 탱크의 행렬을 한 청년이 가로막는 장면을 찍었다. ‘탱크 맨(Tank Man)’이다. 다음 날 아침 전 세계 신문 1면을 장식한 이 사진은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 공산당이 ‘폭란(暴亂)’으로 규정했던 ‘천안문 사태’가 4일 30주년을 맞는다. ‘정치 풍파’로 수위를 낮췄지만 공산당의 역린(逆鱗)이다. ‘6·4’와 ‘천안문’은 여전히 금기어다. 중국 인터넷과 SNS에서는 검색도 안 된다. 혹여 민심이 동요할까 외신기자들의 취재는 봉쇄되다시피 했다. 30년이 흘렀지만 천안문의 시간은 그대로인 듯하다.
하현옥 금융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