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노동자 대회는 전의를 다지는 노조원들로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임시로 마련된 단상위로 발언자의 말이 끝날 때마다 “투쟁~”이라는 구호와 함께 “뿌우~”하는 응원용 악기 부부젤라 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대회 1시간 전부터 농성장에는 현대중 노조를 지원하러 영남권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가 속속 집결했다. 금속노조 중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이 가세해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은 5000여명(경찰 추산 3600여명)이 될 것으로 노조 측은 추정했다.
현대중 오늘 주총 앞두고 전운
노조원 1500명 주총장 점거
현대차노조 등 5000명 집회 가세
경찰은 4200명 농성장 주변 배치
앞서 회사 관계자들은 지난 28일과 29일 농성장을 찾아 “법 테두리 안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마음 회관에서 주총을 열겠다”며 노조에 스스로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영남권 노동자 대회에 이어 1박 2일 일정으로 주총까지 밤을 새우며 한마음 회관을 봉쇄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노사 충돌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64개 중대 4200여명을 농성장 주변에 배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사측이 주총 장소를 변경할 경우를 대비해 울산대 앞에도 집회신고를 낸 상태다.
노조 한 관계자는 “사측이 주총장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예상 장소에 대한 집회신고를 한 것”이라며 “오늘과 내일 영남권 노동자의 힘을 모아 주총 개최를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단 기존 주총장을 확보하겠다는 원안을 그대로 고수할 것이다”며 “현재까지는 다른 장소로의 변경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측이 주총장 확보를 위해 한마음회관으로 진입할 경우 노사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울산=위성욱·오원석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