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유람선 탔던 관광객이야기 들어보니
오후 7시쯤에 관광객 태워 다뉴브강으로 나가
40분쯤 운항하다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와
구명조끼 안보이고, 입으란 얘기도 없어
- 다뉴브강 유람선은 어떤가.
- "관광 패키지로 온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다뉴브강 유람선을 타더라. 선착장에 비슷하게 생긴 유람선이 여러 척 정박해 있었다. 커다란 대형 크루즈 선도 보였다. 유람선은 보통 해가 지는 오후 7시가 지나면 관광객들을 하나 둘 태워 슬슬 강으로 나간다."
- 유람선을 타고 다뉴브강에 머무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
- "40분쯤이다. 유람선은 다뉴브강을 떠다니다가 헝가리 국회의사당 앞으로 돌아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그때 앞 뒤로 같은 유람선이 여러척 다닌다. 커다란 크루즈선도 지나간다."
- 다뉴브강을 운항하는 유람선들 사이 사이 간격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나.
- "여러 척이 동시에 떠다니는데, 떠 있는 배들의 간격은 30m 정도 되는 것 같더라. 주말이나 날씨가 좋아 관광객이 많이 몰리면 유람선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그땐 더 촘촘해질 것 같다. 바다가 아니지만 물살이 다소 센 편이다."
- 유람선을 타면 구명조끼는 주나.
- "이상하더라. 우리나라는 배를 타면 당연히 구명조끼를 먼저 주거나, 아니면 가까운 곳에 둔다. 그것도 아니면 안내문이라도 붙여두는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유람선은 구명조끼를 안 주더라. 입으라고 이야기도 안 하더라. 어디에 있는지 안내문도 안보였다. 대신 유람선에 타면 와인 과 음료수를 쭉 놔두고 마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와인은 글라스에 아예 담아서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해뒀다."
- 유람선엔 구명 장비는 잘 갖춰져 있는지.
- "배 몸체에 붙은 '튜브'도 사진을 보고 나중에 있다는 걸 알았다. 나름 자세하게 둘러보고 찾아봤지만, 구명보트도 보이지 않았다."
- 안전사고에 대한 안내를 가이드에게 받았나. 한국인 가이드가 있지 않았나.
- "한국인 가이드가 있었다. 여행사에서 동행한 분이다. 그런데 그런 안내는 없었다. 전부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서 그런지 그런 것을 물어보는 관광객도 없었다. 보통 한 유람선엔 30여명이 한팀을 이뤄 타는데, 아무도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 헝가리 유람선 선장도 안전과 관련한 안내는 전혀 하지 않았다."
- 유람선을 타면 관광객들은 어디에 주로 있는지.
- "헝가리는 요즘 오후 8시쯤 지나면 슬슬 어두워진다. 유람선엔 왈츠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상당수 관광객은 어두워져도 배 앞머리에 나가서 사진을 찍는다. 2층 꼭대기에 올라가 사진 찍는 사람도 많다.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 충격으로 배가 흔들리면 강으로 떨어질 수 있겠다 싶어 개인적으론 매우 불안했다. 물살이 센 편이어서 불안함을 느낀 것 같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 33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침몰해 다수가 실종·사망했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4명이 탄 ‘하블라니(‘인어’라는 뜻)’ 유람선이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현지 매체 데일리뉴스헝가리는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이었던 탑승자들이 모두 차가운 물 속으로 빠졌다”고 전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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