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보(156~192)=역시나 커제 9단의 팻감은 별 볼 일이 없었다. 157~161로 백 넉 점을 떼어먹고 163으로 백 한 점을 잘라먹긴 했지만 보잘것없는 수확이다.
나머지 수순은 커제 9단이 돌을 던지기 위해 마음을 추스르는 과정이었다. 의미 없는 끝내기의 반복일 뿐이었다. 흑이 189를 두기 전에 우변에 뭔가를 해보면 수가 나는 모양인 듯하지만, 별거 없다.
어두워진 얼굴로 힘없이 돌을 내려놓던 커제 9단은 192수 만에 불계패를 선언했다. 안국현 8단의 기분 좋은 완승이었다.
당시 검토실에선 혹시 이번에는 한국이 우승컵을 가져오는 게 아닐까 하는 기대와 설렘에 부풀어 있었다. 1국을 마치고 나오는 안국현 8단의 얼굴에도 희망과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187…184 )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