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 깎고 목 졸라 살해…“카오스”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 주의 주도(州都)인 마나우스 시에 위치한 이 교도소의 이름은 아니지우 조빙(Anisio Jobim) 교도소다. 일요일인 지난 26일 폭력조직 간 파벌 싸움으로 1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뾰족하게 깎은 칫솔을 무기 삼아 상대를 찌른 것으로 밝혀졌다. 서로의 목을 졸라 죽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감자의 어머니는 브라질 현지 언론 리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한 대혼란(카오스)이었다”고 폭동 당시 상황을 전했다. “모두가 뛰기 시작했고 모든 수감자가 감방 출입문과 벽에 있는 문을 두드렸다. 통로로 달려 내려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악명높은 브라질 감옥…살해·학살 빈번
이 교도소는 2년 전에도 내부 폭동으로 59명이 사망한 악명높은 수감시설이다. 지난 2017년 1월 경쟁 관계에 있는 범죄조직원들이 17시간의 혈투와 인질극을 벌인 끝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교도관 1명이 살해되기도 했다. 당시 당국은 수감자 12명을 용의자로 지목해 체포했다.
브라질 교도소의 열악한 수감환경 문제는 일찍이 지적돼왔다. 1990년대부터 이미 세계를 놀라게 한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CNN은 2017년 사건 당시 “1992년 ‘카란지루(Carandiru) 대학살’이래 최대 인명 피해”라고 보도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카란지루 사건은 111명의 사망자를 내 브라질 사상 최악의 교도소 수감자 살해 사건으로 일컬어진다.
수용인원 2배 밀집…범죄자↑·예산↓
브라질 전역의 범죄가 갈수록 흉악해지는 게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라질 수감자 수는 미국(210만명)과 중국(160만명)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비정부기구(NGO)인 코넥타스(Conectas)는 지난해 브라질 공공안전부가 이 같은 교도소 수감자 실태를 발표하자 “전 세계 교도소 수감자 수가 감소 추세인데 폭력지수가 높은 브라질만 이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로서는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없다. 브라질 정부는 2025년에는 수감자가 현재의 두 배인 147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앞으로 7년간 250억 헤알(약 7조4천670억원)의 재원을 들여야만 적정 수준의 수감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렵다. 지난해 브라질의 공공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76.7%로 1년 전(74.1%)보다 2.6%포인트 높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1%)를 석 달 전보다 0.4%포인트 내렸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