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보수당 평의원 모임과 만난 메이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앞에서 회견에 나섰다. 그는 다음달 7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6월 3~5일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한 직후다.
보수당 반발에 밀려 사퇴 일정 발표
총리직은 새 대표 뽑히는 7월까지 유지
메이 "최선 다했지만 브렉시트 못해 후회"
보리스 존슨 등 물망, 결정 불능 하원 여전
메이의 대표직 사퇴 이후 보수당은 새 대표 경선을 곧바로 시작한다. 메이는 새 대표가 뽑힐 때까지 공백을 막기 위해 총리직은 계속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시기는 7월말까지로 예상된다.
메이 총리는 하원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어떠한 방안에도 합의하지 못하자 야당인 노동당과 접점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최근 새로운 EU 탈퇴협정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가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법안을 말한다.
이 법안에는 하원이 결정하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개최하고, 상품 분야에서 EU 관세동맹 잔류를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자 여당 강경파가 반대하면서 메이의 사퇴를 요구했다. 22일 앤드리아 레드섬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가 메이에 반대하며 사임해 치명타를 안겼다.
보수당 평의원모임은 메이가 스스로 사퇴 날짜를 밝히지 않으면 다음달 15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압박했다. 메이는 이미 한차례 당내 신임 투표를 통과했기 때문에 현 당규로는 다시 할 수 없지만 보수당 의원들은 당 규정을 바꿔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가 EU 측과 합의해 온 안을 놓고 보수당 강경파와 노동당은 모두 반대했다. 수차례 표결에서 모두 부결됐다. 하원은 메이의 협상안을 포함해 모든 방안에 어깃장을 놓는 결정 불능 상태를 노출했다.
브렉시트를 하든 안 하든 영국 국민 상당수는 국민투표로 결정한 사안을 진행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신물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