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은 지난 9~22일 도내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매입형 유치원을 공모한 결과 도내 31개 시·군 중 20개 지역 85곳의 유치원이 신청서를 냈다고 23일 밝혔다. 매입형 유치원은 기존 사립유치원의 부지와 건물을 교육청이 구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전환·운영하는 것이다. 자가 소유, 단독 건물을 가진 10학급 이상 인가를 받은 유치원이 신청 대상이다. 도내 전체 사립유치원 1003곳 중 239곳이 10학급 이상 인가를 받은 만큼 신청 가능한 사립유치원의 세 곳 중 한 곳(36%)이 지원한 셈이다.
용인 지역이 신청 많아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60곳 정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많아서 놀랐다"며 "용인지역의 경우 사립유치원이 많아 신청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신청한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매입형 유치원 선정위원회 심사와 교육부 심의를 거쳐 오는 7월까지 15곳을 선정한다.
서울·울산·부산 등도 매입형 유치원 신청 많아… 왜?
유아교육계는 매입형 유치원 신청 경쟁엔 사립유치원들의 '위기감'이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2017년 1.05명에서 지난해 0.98명으로 감소하는 등 출산율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온라인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등이 도입되면서 원장이 원생을 골라 뽑던 예전과 상황이 달라졌다.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이 도입되면서 유치원의 회계장부도 모두 공개해야 한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골자로 한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일부 개정안을 담은 이른바 '유치원 3법'도 추진되고 있다.
송기문 경기도유치원연합회 출범 추진위원장은 "올해 초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총파업 논란으로 모든 사립유치원이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유치원 운영에 자괴감과 상실감을 느낀 원장들이 많다"며 "여기에 저출산 문제 등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