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 강원도가 도입한 강원상품권이 판매 급감으로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강원상품권은 강원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도입한 지역 화폐다.
23일 강원도에 따르면 2016년 12월 도입한 강원상품권은 그해 30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550억원, 2018년 250억원을 각각 발행했다. 3년간 발행 규모만 830억원에 달한다. 시작은 좋았다. 2017년 강원상품권은 480억원이 유통됐다. 하지만 지난해는 109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 22일까지 46억원만 팔렸다. 판매 부진으로 현재 남은 상품권은 195억원에 이른다.
강원도 9만개 점포중 2만4000곳에서 사용가능
제로페이와 같은 QR코드 결제 방식 도입 검토
대형마트와 백화점, 직영 프랜차이즈 등에서는 사용이 안 된다. 도입 목적이 지역 자금 역외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다 보니 본사가 수도권 등에 있는 업체는 가맹점이 될 수 없다. 여기에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13개 사업 수당 469억원 강원상품권 지급
강원도는 강원상품권 도입 초기 노인 일자리와 청년 구직수당 일부를 강원상품권으로 대체했다. 2017년에는 청년 구직수당과 노인 일자리 등 총 13개 사업 수당 469억원을 강원상품권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강원도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2018년부터 상품권 수당 지급이 전면 중단됐다. 판매가 급감하자 강원도는 올해 강원상품권을 발행하지 않았다.
강원도 관계자는 “자치단체 시책과 연계해 운영하다 보니 불만 목소리가 나와 지난해부터 상품권 수당 지급이 중단됐다”며 “잔액이 많이 남아 현재는 잔액만으로 운영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모바일 상품권 결제 시스템 도입
제로페이는 정부에서 주관해 개발·도입한 모바일 결제시스템이다. 소비자가 QR코드를 찍으면 은행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현금을 이체하는 계좌 이체 방식이다. 이로 인해 가맹점들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강원도는 현재 강원상품권 유통 활성화를 위해 특별 할인 이벤트를 시행 중이다. 5월 한 달간 기존 상시 적용되는 개인 현금구매 5% 할인(월 30만원 한도) 인센티브를 8%(50만원 한도)로 확대했다. 강원상품권은 강원도 내 농·축협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