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서포터스 삼총사…시거, 벨린저, 버두고

중앙일보

입력 2019.05.24 00:03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왼쪽부터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 알렉스 버두고.

코리 시거(25)와 코디 벨린저(24), 그리고 알렉스 버두고(23).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샛별 삼총사의 활약 덕분에 활짝 웃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 최고의 투수가 류현진(31)이라면, 최고의 타자는 단연 벨린저다. 빅리그 3년 차 벨린저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23일 현재 타율(0.394)·출루율(0.478)·장타율(0.765) 1위에 홈런은 2위(17개), 타점 3위(44개)다. 벌써부터 내셔널리그(NL) MVP 후보 1순위로도 꼽힌다.

다저스 1위 비결은 젊은 피 활약
벨린저, 타율 0.394, 홈런 17개

메이저리거 출신 아버지 클레이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은 벨린저는 2017년 빅리그에 올라오자마자 내셔널리그 신인 최다 홈런 기록(39개)을 갈아치웠다. 당연히 NL 신인왕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맹활약하면서 2년 차 징크스를 가볍게 깨트린 데 이어 3년 차를 맞은 올해는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벨린저에 가려졌지만, 신인 버두고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까지 주로 대타로 출전하던 버두고는 올 시즌 타율 0.311, 4홈런·23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당초 FA로 영입한 A.J.폴락이 주전 중견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폴락의 부상과 부진을 틈타 버두고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버두고는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페르난도 테티스 주니어, 크리스 페댁(이상 샌디에이고) 등과 함께 올해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2016년 신인왕 출신 코리 시거도 다저스를 이끄는 젊은 피 중 한 명이다. 유격수인 시거는 키 1m93㎝, 몸무게 97㎏의 거구인데도 순발력이 좋다. 우투좌타인 그는 장타력도 겸비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팔꿈치와 엉덩이 수술을 받고 26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재활 후 복귀한 올해도 타율 0.231, 4홈런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영입했던 매니 마차도와 FA 계약을 포기할 만큼 시거에 대한 다저스의 믿음은 굳건하다.


세 선수의 공통점은 다저스가 신인 시절부터 공들여 키운 유망주라는 것이다. 시거는 1라운드, 벨린저는 4라운드, 버두고는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됐다. 다저스는 그동안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유망주를 다른 구단에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세 선수만큼은 철저하게 보호하면서 체계적으로 키웠다. 그 결과 이들은 마이너리그를 거쳐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훌리오 유리아스(25), 워커 뷸러(23) 등 다저스 마운드를 지키는 젊은 투수들도 비슷한 경우다.
 
다저스는 ‘부자 구단’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선수를 사들이기보다는 젊은 선수를 데려다 키워내는 능력이 뛰어난 팀이다. 1942년 다저스 단장으로 부임한 브랜치 리키는 팜 시스템(farm·마이너리그에서 선수를 키우는 구조)의 고안자다. 최초로 스프링캠프를 정례화시킨 팀도 다저스다. 사실상 첫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1919~1972), 히스패닉 선수들의 선구자인 페르난도 발렌수엘라(59), 그리고 아시아인 메이저리거의 시초격인 노모 히데오(51)와 박찬호(46)를 키운 것도 다저스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다저스는 신인을 잘 기르고, 자리 잡게 만드는 전통이 강한 팀이다. 5시즌(1992~96년) 연속 신인왕(에릭 캐로스-마이크 피아자-라울 몬데시-노모-토드 홀랜스워드)을 배출한 적도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 동시에 성장하면 오랫동안 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오른 다저스는 올해도 신예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