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35만㎡ 규모 서울숲 조망권이 뛰어난 한강 변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 얘기다. 이 단지는 서울 성동구 뚝섬에 있는 갤러리아포레다. 167~271㎡(이하 전용면적) 초대형 주택형으로 구성됐고 최고 45층 230가구다. 시세가 3.3㎡당 4500만~5000만원 정도다.
올해 갤러리아포레 공시가격
층별 차등화 이뤄지지 않아
조망권 가치는 갈수록 커져
옆집과 공시가 배 차이 나기도
22일 열람 중인 올해 갤러리아포레 공시가격을 보면 12층부터 꼭대기 층(43~45층) 같은 라인, 같은 주택형의 가격이 동일하게 나온다. 102동 2호 라인 241㎡가 모두 37억7600만원이다. 168㎡ 101동 3호 라인 12~43층은 26억5600만원으로 같다.
6~11층에는 서로 다른 3개 주택형이 2가구씩 3개층마다 배치돼 있다. 여기서도 층수에 상관 없이 주택형이 같으면 공시가격이 같다. 102동 3호 라인 217㎡ 6층과 9층이 모두 29억5200만원이다. 6층 아래는 비주거 시설이다.
지난해 갤러리아포레 실제 거래가격도 층별로 차이가 컸다. 168㎡ 32억원에 거래됐고 27·40층 가격은 35억5000만원이었다.
올해 공시가격이 동일해지면서 저층 가구의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더 높아 보유세가 고층보다 더 많이 늘어나서다. 241㎡ 43층이 지난해 2800여만원에서 올해 3800여만원으로 1000만원 증가하지만 12층은 지난해 2600여만원에서 올해 3800여만원으로 1200만원 늘어난다.
일반 아파트도 공시가격이 층별로 다른데 한강 등 '명품' 조망권을 갖춘 초고층 단지에서 층간 공시가격 차이가 없다는 게 의외다.
층이 올라가면 조망 범위가 넓어져 조망이 좋아진다. 공시가격도 조망권을 가격 산정의 주요 요인으로 다룬다. 저층과 고층 가격 차가 대개 10~15% 선이다. 아파트 분양가도 이 정보 범위에서 매겨진다.
50층 이상 초고층은 좀 더 차이난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137㎡ 61층 공시가격이 15억7600만원으로 3층 13억2800만원보다 18.7% 더 높다.
한강 등 조망권이 있으면 가격 차이가 훨씬 벌어진다. 한강을 내려다보는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124㎡의 올해 공시가격이 2층 16억4800만원, 56층 20억6400만원으로 꼭대기층이 25% 더 높다.
부산 해운대 앞바다 조망권이 나오고 건물 높이가 더욱 올라간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에선 더욱 많이 벌어진다. 127㎡ 3층이 3억7200만원이고 71층은 2.2배인 8억2200만원이다.
85층 국내 최고층으로 짓고 있는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바다 조망이 좋은 라인의 맨 아래층 9층과 맨 위 83층 간 분양가 차이를 62% 뒀다.
올해 보유세가 194㎡가 300만원, 191㎡는 980만원으로 3배가 넘는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 68.1%를 적용하면 두 집의 시세가 14억, 26억원으로 12억원이나 차이 나는 셈이다.
이 아파트 다른 동 꼭대기 층인 46층에선 185㎡(15억1200만원)와 이보다 훨씬 큰 집인 233㎡(15억4400만원)간 공시가격이 거의 같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해운대 아이파크 평면이 워낙 다양해 향에 따라 해운대 앞바다뿐 아니라 광안대교 조망 차이가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광안대교는 부산 남구와 해운대구를 연결해 바다를 가로지르는 길이 7400m 복층 교량이다. 최첨단 조명시스템을 갖춰 요일·계절별로 현란을 불빛을 연출해 부산 명물로 자리 잡았다.
해운대 등 다른 단지에선 조망 가치를 꼼꼼하게 따진 한국감정원이 갤러리아포레 공시가격에선 한강 명품 조망권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