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 지도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채 의장 소개를 생략했으며, 채 의장은 “인간적인 예의는 지켜달라”고 반발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채 정책위의장을 향해 “원내대표가 회의 시작할 때 소개도 하지 않아 마음이 불편할 것”이라며 “원내대표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운명이 됐다”고 했다.
굳은 얼굴로 무차별 공격을 받은 정책위의장도 반격에 나섰다. 채 정책위의장은 “동료 의원들의 존중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인간적인 예의는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면전에서 이렇게 면박을 주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 다수가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한다고 해서 당원이 뽑은, 임기가 보장된 당 대표가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 행위 자체가 오히려 반민주적 행태”라고 맞섰다.
지상욱 의원은 “손학규의 독선과 농단으로 당이 백척간두에 섰다. 이제 바른미래당 당원은 원내지도부만 믿고 있다”며 “당을 어지럽힌 분들에게 새 원내지도부 출범은 ‘공포의 외인구단’인 셈”이라고 가세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당직 임명 철회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 요청을 손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두고도 반발했다.
앞서 하태경 최고위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손 대표 측근이 3주 전쯤 바른정당 출신들에게 민주평화당 의원 14명 중 9명 정도를 영입하는 데 대한 생각을 물은 바 있다”며 “나머지 5명에는 박·정·천(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 최고위원은 “이러한 움직임이 사실이라면 손 대표는 사실상 해당 행위이자 일종의 쿠데타를 하려고 한 것”이라며 “이제 손 대표는 완전히 철판을 깔고 끝까지 버티면서 말년 독재를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