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30분쯤 싸이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싸이는 히트곡인 강남스타일과 챔피언 등 11곡을 연달아 불렀다. “목소리와 무릎을 아끼지 말고 뛰라”는 그의 외침에 객석은 흥분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무대설치비 합쳐 1억 넘게 들어
학교가 지불 … 등록금서 내는 셈
“낭비” “수준높은 공연관람 기회”
대학 축제 라인업은 20대가 좋아하는 가수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이달 축제를 여는 서울 시내 20개 대학의 참여 가수 명단을 살펴보니 ‘축제의 제왕’은 싸이와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이었다. 이 둘은 5월 한 달간 5개 대학 축제에 등장한다. 이어 볼빨간사춘기와 아이돌 그룹인 여자아이들이 4개 대학 무대에 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콘서트급 축제 무대를 만드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서울 소재의 한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S급 가수는 3000만원 이상, A급 아이돌 그룹은 2500만원 안팎이 든다”며 “무대 설치비도 2000만원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보통 1억원 이상 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연예인 섭외는 각 대학 학생회가 담당하고 비용은 대학에서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이 사용되는 셈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축제 라인업이 좋아야 ‘학생회가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최소한 작년 수준보다 떨어지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다”고 털어놨다.
대학 축제가 연예인 공연에 너무 큰 비용을 쓴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건국대 학생 가동민(20)씨는 “일회성 공연에 너무 많은 교비를 쓰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축제가 가수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된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생 한준(20)씨는 “가수 공연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축제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학에서 이 정도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윤서·고석현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