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작곡가인 오시마 미치르(大島ミチル)가 두 사람을 위해 만들었다는 곡이 연주회장의 정적을 조용히 깨뜨렸다.
피아니스트 이경미 기타리스트 무라지 연주회
암을 함께 이겨낸 두 사람 감동의 우정 콘서트
"우리 우정이 한일 양국간 우정이 되도록"기원
남관표 주일대사, 오구라 전 한국대사 등 몰려
그러면서 서로의 인생에서 뗄 수 없는 친구가 됐다.
그런 두 사람을 위해 작곡가 오시마가 만든 곡 ‘너의 눈동자’에 대해 무라지는 “우리 두 사람의 우정이 더 큰 의미로 발전하면 한·일, 일·한 양국의 우정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연주 도중 피아노 앞에 앉은 이경미는 무라지와 눈을 자주 맞췄다. 무라지의 기타 연주 소리에 귀를 잔뜩 기울이며 연주했다.
인터뷰에서 이경미는 “작은 기타소리가 피아노에 묻히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남의 소리를 먼저 듣는 그런 배려가 한ㆍ일 관계에도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당초 이번 콘서트는 올 11월쯤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일본의 새로운 시대(레이와)가 시작되는 5월로 연주회를 앞당겨 양국 관계 개선의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어보는 게 어떠냐”는 주변 지인들의 권유를 받고 연주회를 앞당겼다.
두 사람의 우정, 그리고 한·일관계 개선의 바람을 담은 의미 있는 ‘장치’들이 연주회 곳곳에 숨어있었다.
무라지는 “내가 입은 옷 중 빨간 상의는 일본(의 국기 등)을 상징한다. 그리고 스커트는 한국에서 산 것”이라고 했다.
홀을 가득 메운 양국의 관객들도 ‘우정 콘서트’의 중요한 조연들이었다.
한국 측에선 지난주 도쿄에 부임한 남관표 주일한국대사와 김경한 정무공사, 오공태 도쿄한국학교 이사장 등이 처음부터 끝까지 객석에서 박수를 보냈다.
일본에선 이경미와 친분이 두터운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 전 주한일본대사, 오쿠조노 히데키(奧園秀樹) 시즈오카(靜岡)현립대(국제관계학)교수 등 한국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경색된 양국관계 속에 열린 콘서트인만큼 일본 언론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일본 NHK는 지난 3월과 4월 서울과 도쿄에서의 연습 과정부터 연주회 당일 리허설까지 전 과정을 밀착 취재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