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토목기술 동남아시아에 수출한다

중앙일보

입력 2019.05.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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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이 자체개발한 토목기술을 동남아시아에 수출한다.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의 요청으로 이뤄진 수출인데, 말레이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전역에 이 토목기술을 적용할 현장이 많아 기술 수출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프린스코트 병원 주변 전력설비 지하화 프로젝트 [자료 표준이앤씨]

 
지하공간개발 전문 토목회사인 표준이앤씨는 말레이시아 국영 전력공사가 발주한 지하 전력설비 공사에 표준이앤씨의 독자 기술인 DSM(비개착 터널공법)을 적용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핵심지역 지하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규모의 터널을 만들어 그 안에 전력설비를 넣는 프로젝트다. 공사구간은 약 180m 정도이고 공사비는 165억원이다. 프로젝트는 오는 9월 착공해 2021년 3월 완공 예정이다.  

표준이앤씨, 말레이시아 지하 전력설비 공사 참여
말레이시아 국영 전력회사 요청으로 진행

유기훈 표준이앤씨 공사사업부장은 “한국의 지하 전력 인프라를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말레이시아 전력공사의 요청으로 약 3년간 실무 협의를 한 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재민 표준이앤씨 대표는 “한국의 경우 전력설비 지하화 작업이 거의 마무리돼 신도시 건설 현장 외에는 이 기술을 적용할 현장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30년 동안 공을 들여 완성한 독자기술이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었는데 동남아시아에서 활로를 찾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지하철 사업 및 도시 전력설비 지하화 작업에 DSM을 적용하는 방안을 말레이시아 국영기업 등과 활발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도시정비가 잘 돼 있는 나라로 손꼽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의 토목공사 사례를 주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가 참고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