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성북지부 조합원인 안씨가 분신 약 20일 전인 4월 말 성북지부 조합사무실 찾아와 '카풀과 타다 등 차량공유서비스 문제가 잘 해결되고 있냐'고 물었다"며 "노력은 하고 있지만 정부가 해결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하자, '나도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다'며 분개했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이후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쏘카 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린 '타다 서비스 중단 촉구 집회'에도 참석했다고 조합 측은 설명했다.
앞서 안씨는 이날 새벽 3시쯤 서울 시청광장 인근 인도에서 불을 붙였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다만, 안씨의 택시에 '공유경제로 꼼수 쓰는 불법 "타다 OUT"'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어 차량공유서비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안씨는 또 최근 주변 동료들에게 65세 이상 택시기사 자격유지검사에 대한 부담감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2월부터 '자격유지검사제'를 시행했다. 65세 이상 택시운전자의 경우 3년마다, 70세 이상은 1년마다 운전능력을 확인하는 검사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개인택시조합 성북지부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이 자격유지검사제에 반대했지만, 정부가 이를 강행하면서 60대 이상 기사들이 많이 좌절했었다"고 설명했다.
안씨처럼 카카오 카풀, 타다 등 차량공유서비스에 반대하며 택시기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세 명의 택시기사가 사망했고, 한 명은 화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10일 택시기사 최모(57)씨가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항의하며 택시 안에서 분신해 숨졌고, 올해 1월9일에는 광화문역 인근에서 택시기사 임모(64)씨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숨졌다. 두 번째 분신 사태 이후 카카오는 시범운영 중이던 카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대타협기구에서 상생 방안 찾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올해 2월11일 또다시 국회 앞에서 택시기사 김모(62)씨가 택시에 불을 지른 뒤 국회로 돌진해 화상을 입었다.
김다영 남궁민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