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중동·유럽을 순방 중이던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맥줏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페인계 은행인 산탄데르은행이 영국에 적극 진출한 것처럼 혁신을 통해 새 일자리, 새 기업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 분야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 자연스럽게 혁신이 일어나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 시장 이스라엘서 기자간담회
황교안 대표에 관련, "어떻게 저를 그분(황 대표)과 비교하느냐"
"성남 서울공항을 민간공항으로 전환하자"
“우리나라 은행 규제 덕분에 먹고살아”
박 시장이 규제가 성장 발목을 잡은 또 다른 사례로 제시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센터(GBC)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7만9341㎡ 부지를 10조원대에 매입, 3조7000억원을 투입해 통합사옥과 호텔·컨벤션센터 등을 짓는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부동산시장 안정, 수도권 인구 유입 저감 대책 등을 요구하며 3차례 보류되다가 올 초 최종 통과됐다. 지난달 서울시와 현대차가 1조7000억원의 기여금 이행에 합의하면서 이르면 7월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 롯데타워 건설 때 하루 35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GBC는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가 GBC 허가를 3년째 내주지 않았다. 이런 게 대체 어디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서울이 마이스(MICE) 세계 2위다. GBC가 마이스에서 아주 중요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마이스는 기업회의(Meeting)와 포상관광(Incentive travel)·컨벤션(Convention)·박람회(Exhibition)의 영문 머리글자로, 박 시장이 첫손에 꼽는 서울시의 성장동력 산업이다.
이 대목에서 박 시장은 주로 군사용이나 대통령 전세기 이용 때 쓰이는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 (서울공항에선) 전세기가 1년에 몇 편 뜨지도 않는다”며 “인구 2500만 명이 있는 수도권에 (공항은) 인천공항·김포공항 두 곳이 전부다. 서울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해 수도권 내 공항 증설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CES 참가해 도시 운영 노하우 수출할 것”
2011년 10월 취임한 박 시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서울시장은 국무회의 의결권은 없지만 발언권은 있다. 박 시장은 박 전 대통령 시절 1대4, 1대5로 자주 언쟁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과는 독대 의사를 밝혔다.
황교안 대표와 비교에 “굉장히 다른 길 걸어”
정치인으로서 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1000만 서울 시민이 지지하는 시장인데 왜 세력이 없나”고 되물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처음엔 천정배 의원 혼자서 지지했다. 결국 국민이 세력이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의 최측근인 윤준병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최근 사퇴하고, 고향인 전북 정읍·고창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진성준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현 정무라인 중 일부 인사도 내년 총선 출마를 타진 중이다.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해선 “그것은 기본적으로 한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역사는 세월호 사건이 있기 전후로 나뉜다”며 “세월호 기억공간은 재난에 대해서 시민들이 늘 경계하고, 인식하고, 교육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진상조사가 끝나고, 기념관이 완성되면 여기에 계속 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