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보(53~64)=커제 9단이 받아주지 않고 53으로 상변을 지키자, 안국현 8단은 54로 우상귀에 또다시 손을 돌렸다. 백이 54로 막았을 때 '참고도' 흑1로 끊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백4의 약점이 있기 때문에 당장 끊는 것은 악수다. 지금은 실전처럼 55로 얌전히 내려두는 것이 정수다.
바둑은 달리 표현하면 주도권 싸움이다. 상대에게 휘둘리지 말고 주도권을 장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펼쳐지는 몇 수에는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두 선수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숨어 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