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북한의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확인했는데 김정은의 신뢰위반이라고 생각하나, 이에 화가 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것들은 단거리였고 나는 신뢰위반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언젠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고 매우 일반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루 전 "우리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아무도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반응보다 수위를 낮췄다.
9일 "매우 심각히 본다"→10일 "전혀 화 안 나"
NYT "북ㆍ미, 상대 겁먹고 양보하길 기다려,
개인 친밀감은 한계, 조만간 움직임 없을 듯"
"트럼프, 볼턴 이란 공습 등 강경 주장 억제,
베네수엘라 쿠데타 기도 실패에 격분하기도"
북한은 당장 뾰족한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11일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 친밀감은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서로 겁을 먹고 먼저 양보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조만간 그런 움직임이 나타날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을 포함해 참모들은 제재·압박이 결국 북한의 양보를 끌어낼 것이란 믿음이 강하다.
발등에 떨어진 더 큰불은 북한보다는 이란이다. 이라크 등 중동주둔 미군에 대한 이란의 공격 가능성 첩보에 이어 우라늄 농축 재개를 선언하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B-52 전략폭격기 편대, 대형 수송상륙함 USS알링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까지 집결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가을 군에 이란에 대한 공습방안을 요청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자제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지난달 말 후안과이도 국회의장의 쿠데타 시도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군부의 결집만 부른 채 실패로 돌아가자 참모들에 격분했다고도 전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장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모든 위기가 트럼프 행정부가 특별한 성공의 정의를 내린 곳에서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대규모 군사력 사용은 꺼리고 부처간 협의는 도외시한 가운데 목표와 수단사이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며 "제재가 간극을 메울 순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