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김학의 전 차관을 소환해 뇌물수수 및 성범죄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 전 차관은 수사단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취재진이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본인이 맞는가", "윤중천씨와 어떤 관계인가" 등을 물었지만 답을 하진 않았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는 2013년 11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윤중천 "김학의에 명절 떡값·그림 건네"
윤씨 주변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윤씨로부터 "2008년 초 김 전 차관이 중천산업개발 사무실에 걸려있던 박영율 화백의 그림을 가져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씨는 박 화백의 그림을 여러점 구매했는데, 이 가운데 김 전 차관이 가져간 그림은 윤씨가 2007년 무렵 박 화백에게 1000만원을 주고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박 화백의 계좌에서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2007년 전후로 수백만원씩 명절마다 김 전 차관에게 건넸다", "검사장 승진하는 데 도움을 준 의사에게 성의를 표시하라고 500만원을 줬다"는 등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받았거나 요구한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뇌물 액수가 1억 원을 넘으면 공소시효가 15년까지 늘어나 2008년 이전 범죄도 처벌이 가능하다.
"김학의를 '변호사'로 속여 여성에게 소개"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사건 무마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는 "2006~2007년 무렵 '아버지 문제로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이씨에게 '변호사인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김 전 차관을 소개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현직 검사 신분이었다. 이후 명품 샵 보증금 문제가 법적 분쟁으로 번지자 이씨는 윤씨에게 "김 전 차관이 변호사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취지로 겁을 줬다고 한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이씨에게 받을 돈을 포기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의, 혐의 일체 부인
김기정·백희연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