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부안여중 3학년 이슬(15)양이 우덕초 6학년 때 지은 동시 ‘가장 받고 싶은 상’의 일부다.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그리워하며 쓴 이슬양의 시가 동요로 재탄생했다. 전남 여수 여도초 조승필(47) 교사가 지난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연히 이슬양의 시를 보고 감동해 이 시를 노랫말로 곡을 만들었다. 노래는 부산 명진초 5학년 천보민(11)양이 불렀다.
부안여중 이슬양의 3년 전 동시
‘가장 받고 싶은 상’ 동요로 나와
암으로 떠난 엄마 그리며 지어
“당연하게 여겼던 그 밥상 이젠…”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지난달 22일 본인 페이스북에 “이슬 어린이의 시가 노래로 나왔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김 교육감은 “당시 시상식에 참석하신 분들께서 이 시를 함께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조 교사는 노래를 만들기 전 시 저작권을 가진 전북교육청의 허락을 받았다. 그는 “이슬 학생의 시가 주는 감동을 노래로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유방암 판정을 받은 이양 어머니는 5년 투병 끝에 2016년 4월 37세의 나이로 숨졌다.
이양은 어머니가 눈을 감기 전까지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다고 한다. 이양은 시를 적은 도화지에 반찬들로 가득한 밥상을 그려 넣었다. ‘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시 구절)’라는 바람이 커서일까. 이양의 꿈은 ‘요리사’다.
이씨는 요즘도 집에서 쉴 때는 기타를 치며 노래한다. 딸과는 김창완의 ‘어머니와 고등어’를 자주 부른다. 이양은 본인이 작사한 동요를 듣고 ‘자기 스타일’이라며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이양의 시는 지난달 출간된 에세이집 『내가 엄마니까』에도 실렸다. 이씨는 “책 판매 수익금을 미혼모들을 위해 쓴다고 해서 출판사에 시 게재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이들이 노래로 만들어진 슬이 시를 듣고 부모님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안=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