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뮤지컬 ‘어른동생’은 이렇게 하루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루는 남극세종과학기지에 일하는 아빠가 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 흔한 말썽 한번 부리지 않는 착한 딸입니다. 엄마가 없을 때는 남동생 미루와 삼촌과 신나게 노는 것을 즐기는 아이죠. 엄마는 삼촌이 나잇값도 못한다고 걱정이 태산이지만 하루와 미루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신나게 놀아주는 삼촌이 좋습니다. 같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노는 시간이 제일 즐겁죠.
어느 날 하루는 감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는데요.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미루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새코미 사달라고 졸라 대고, 기차놀이 하는 척해야 해, 귀찮아 죽겠다. 귀여운 척 하기도.” 누군가에게 마치 어른 같은 말투로 아이인 척 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하루는 충격을 받죠.
가족 뮤지컬 ‘어른동생’은 한국출판문화상 대상을 받은 송미경 작가의 동화『어떤 아이가』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입니다. 우리가 늘 바라보던 세상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가치를 판타지적인 요소로 녹여내고 있어요. 쉽고 신나는 멜로디, 환상적인 조명과 함께 펼쳐지는 판타지를 쫓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처럼 웃고 어른처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집 안의 도구들을 이용한 유쾌한 무대는 관객들이 좀 더 쉽게 극에 몰입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데요. 어린 친구들에게는 무대가 전환되며 뚝딱 뚝딱 세트가 변하는 모습 자체가 판타지로 보일수도 있겠네요. 배우들의 다채로운 표정연기와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작품에 푹 빠질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특히 동화 원작에는 없던 엄마의 심경도 알 수 있는데요. 엄마의 책임감과 부담을 유쾌하게 풀어내 어른들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많았죠. 중독성 있고 매력적인 뮤지컬 넘버가 집에 가는 길에 머릿속을 맴돌 수도 있습니다. O.S.T도 발매 되었으니 찾아서 들으며 공연의 감동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죠. 무엇보다 공연을 보면 일상 속 판타지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웃음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과 동심을 불러일으켜 줄 것입니다.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킬 작품입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대학로발전소
원작 단편동화집 『어떤아이가』 中 ‘어른동생’
작가 송미경
연출 조선형
공연장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러닝타임 60분(인터미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