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객기 비상착륙중 화재 41명 사망···꼬리 부분 희생 많아

중앙일보

입력 2019.05.06 07:07

수정 2019.05.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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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여객기가 화염에 휩싸여 있는 모습 [리카드로 델라, A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한 러시아 여객기에서 불이 나 탑승하고 있던 78명 중 41명이 숨지고 최소 11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초 사망자가 이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화재 잔해에서 구조 요원들이 시신을 찾아내면서 급증했다.
 
 이날 오후 5시 50분쯤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수호이 슈퍼젯 100’ 기종 여객기가 북부 무르만스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하지만 이륙 후 조종사가 회항을 요청한 뒤 오후 6시 40분쯤 해당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모스크바국제공항서 회항하다 활주로 충돌
아에로플로트 여객기…희생자에 어린이도
슈퍼젯 100 기종 2012년에는 인니서 추락

사고가 난 아에로플로트 항공 소속 수호이 슈퍼젯 100 기종의 꼬리 부분이 불에 탄 모습 [AP=연합뉴스]

 공항 측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 여객기의 꼬리 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승무원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이용해 승객들을 대피시켰지만, 비행기 꼬리 부분에 갇혀 있던 이들 중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사망자 중 최소 두 명은 어린이라고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밝혔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은 “승무원을 포함해 78명이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중 현재까지 37명이 생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에로플로트항공 측은 사고 원인이 엔진 화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동안 여객기는 활주로에 여러 번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연료 탱크가 손상을 입으면서 동체 뒤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객기 255대를 운항 중인 아에로플로트는 이번에 사고가 난 기종인 수호이 수퍼젯을 50대 보유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추가로 수호이로부터 슈퍼젯 100대를 주문했으며, 2026년까지 인도받기로 돼 있다.

사고 항공기가 진화된 모습 [AP=연합뉴스]

 
 이번 사고 이전에 해당 항공기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2012년 수호이 수퍼젯 100 여객기는 승객과 승무원 등 50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상공에서 시험비행 중 실종됐다. 이후 자카르타 남쪽 보고르 지역의 산악지대에서 항공기 잔해가 발견됐다. 이 사고로 37명이 숨졌다. 러시아 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