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5월 마지막인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선정된 과천지식정보타운이 조만간 분양을 시작한다. 보금자리지구는 분양가가 싼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헐어 조성한 공공택지다. 그린벨트는 땅값이 저렴해 토지 보상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분양가가 내려간다. 공공택지 분양가는 땅값과 건축비로 정해진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이달 말 분양
분양가 3.3㎡당 2500만원대 예상
택지비, 조성원가 아닌 시세 반영
분양가 뛰어 서민엔 그림의 떡
업계 등을 종합하면 S9블록 분양가가 3.3㎡당 2400만~2500만원 정도에 검토되고 있다. 이 단지는 49~59㎡(이하 전용면적) 647가구다.
S6블록은 84~99㎡ 504가구다. 지난 3월 과천시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내용에 따르면 예상 사업비가 3.3㎡당 2580만원이다. 사업비는 분양가 총액이다.
3.3㎡당 2000만원대 중반 분양가는 공공택지에서 역대 최고다. 서울 도심에 나온 민간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569만원이다.
공공택지 분양가로 지난달 위례신도시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 클래스가 3.3㎡당 2179만원이 가장 비쌌다.
S9블록 59㎡가 3.3㎡당 2500만원에 결정되면 분양가가 6억원으로 일부 6억원을 넘을 수 있다. 6억원은 정부가 서민 주택가격으로 보고 취득세 등 각종 세제와 대출에서 우대하는 기준 금액이다.
S6블록 84㎡의 일부도 9억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9억원은 고가주택 기준 가격이다. 정부는 9억원 초과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금하고 있다.
땅값이 저렴한 그린벨트 해제 공공택지의 분양가가 치솟은 이유는 업체에 판매하는 택지 가격 기준을 정부가 올렸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지구 개발 초기 국민주택 규모 이하 택지의 공급 가격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했다. 60~85㎡ 조성원가의 110%, 60㎡ 이하 90%였다. 85㎡ 초과는 원가보다 비싼 시장가격인 감정가격이었다.
조성원가 기준으로 택지를 공급하면 집값과 땅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분양가 인하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강남권 등의 초기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시세의 절반 수준이어서 '반값 아파트'로 불린 이유다.
그 이후 업계를 중심으로 보금자리주택 가격이 너무 저렴해 시장을 왜곡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는 공급 가격 기준을 변경했다.
2014년 9월 60~85㎡ 택지 가격을 감정가격으로 바꾼 데 이어 2015년 9월 60㎡ 이하도 감정가격으로 통일했다.
그 뒤에도 땅값이 많이 오르며 분양가는 더욱 상승했다. 2015년 10월 3.3㎡당 1120만원인 미사지구 84㎡의 잔여 가구가 지난해 6월 1770만원에 분양됐다. 그 사이 택지비 감정가격이 뛴 것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에 조성원가보다 훨씬 많이 오른 택지 감정평가 금액이 작용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우건설컨소시엄에 공급한 택지 가격이 조성원가의 300%에 가깝다.
정부가 택지 공급 가격 기준을 바꾸면서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가량 올라간 셈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원가(3.3㎡당 885만원)보다 비쌌던 고양 향동지구(1056만원)에서 2014년 조성원가의 110%로 택지를 공급받은 60~85㎡의 2016년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 선이었다.
장성현 경실련 간사는 "분양가가 뛰며 공공택지 주택이 무주택 서민에게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며 "저렴한 주택 공급을 위해 택지비를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통한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대책이 택지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에 발목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