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받은 공항경찰대는 주인을 찾기 위해 가방 안을 확인했다. 가방 위쪽에는 한국 과자들이 있고, 그 밑에 3개의 돈뭉치가 나왔다. 세어보니 일본 돈 291만엔이 있었다. 우리 돈 3000만원 정도다.
환경미화원 3000만원 든 가방 발견
유실물센터 통해 공항경찰대에 인계
경찰, 은행·세관 수소문해 주인 확인
5일 재일교포에게 연락…돈 찾아가
일본에 도착한 뒤 가방 분실 사실을 알았으나 되찾을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A씨는 은행과 경찰의 연락을 받고 5일 오전 딸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한걸음에 달려와 가방을 되찾았다. A씨는 부산에 하루 더 머문 뒤 6일 일본으로 귀국한다. 경찰은 세관에 연락해 이미 한차례 신고됐던 3000만원을 다시 외화신고를 할 수 있게 A씨를 도왔다.
A씨는 “3대가 행복해야 할 부산 가족여행이 아픈 상처로 남을 뻔했다. 미화원과 경찰 등의 도움으로 돈을 되찾아 너무 기쁘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인이 돈 가방을 찾아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환경미화원 김씨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방에 돈이 들어있는 줄 몰랐다. 유실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배운 대로 했을 뿐이다”며 신분 공개를 꺼렸다. 그는 이어 “거창하게 얘기할 일이 아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겸손해했다. 김씨는 올해 1월 초 청소용역업체에 입사해 일하고 있다.
경찰은 한국인과 경찰의 명예를 위해 A씨에게 사례금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공항경찰대 김동욱 경감은 “주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 환경미화원과 공항·은행·세관 직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