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금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쌀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금보다 쌀이 더 귀중하다”고 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농사야말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천하지대본이라는 심오한 뜻이 그대로 담겨져있다”며 “국가 제일주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나가고, 사회주의 우리 집을 더욱 억세게 떠받들기 위해서도 결정적으로 쌀이 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쌀 농사에 전력투구하라는 독려이지만 북한이 보릿고개로 식량난이 가중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릿고개는 지난해 가을 수확한 식량은 다 떨어지는데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4~5월 춘궁기를 일컫는다.
대외 원조 위한 명분 쌓기용 가능성도
신문은 “중중첩첩 시련과 난관이 막아나섰던 고난의 행군, 강행군 시기 길가에 피여난 뚝감자꽃을 보시면서도 대용식품을 만들어 식량보탬을 하는 인민들 생각에 솟구치는 눈물을 걷잡지 못하시던 위대한 장군님”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이날 정론에서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비난을 빼놓지 않았다. 신문은 “오늘날 농업전선은 우리의 사회주의를 고립압살하려는 원쑤들의 발악적 책동으로부터 조국과 인민을 지켜나가는 사회주의 수호전의 전초선”이라며 “농사만 잘 지으면 그 어떤 천지풍파가 닥쳐온다고 하여도 배심든든히 자력갱생의 기치, 자급자족의 기치를 높이 들고 주체조선의 전진동력을 배가해나갈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힘을 농사에 총집중, 총동원하는 것은 우리 당의 숭고한 뜻”이라고 강조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17년 대북제재가 본격화되며 북한 경제가 힘들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쌀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환율도 안정적인 흐름으로 볼 때 고난의 행군 시절 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고 연구위원은 “쌀 생산량 증대를 독려하는 건 당국이 쌀을 시장에 내다팔아 주민들로부터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