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생명과학과 김종원 교수팀은 지난 18일 청송군 파천면의 한 야산에서 노란색의 만리화를 발견했다. 서식지는 100㎡ 면적에 개체 수는 10여 개 정도로 적었다. 만리화는 화산암의 일종인 유문암 지대의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었다. 경사도 가파른 곳이었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만리화
개나리와 꽃 모양·색깔 등 비슷
지난 18일 경북 청송군에서 발견
"청송, 만리화 최남단 서식지 돼"
또 개나리는 가지와 잎이 만나는 부분인 잎겨드랑이에 꽃이 1~3개씩 달리지만, 만리화는 잎겨드랑이에 꽃이 1개씩만 달리는 차이도 있다. 김 박사는 "꽃은 생육상태에 따라 절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긴 어렵기에 꽃받침의 크기로 구분하는 게 쉽다"고 덧붙였다.
생물학계에서는 이번 발견이 청송이 만리화의 최남단 서식지로 확인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만리화는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로 그동안 북한이 주 자생지로 알려져 왔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만리화는 금강산 등지에서 처음 발견됐다. 또 강원도 삼척, 인제 등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 강원도가 최남단 서식지로 알려져 왔다. 특산식물은 특정 지역의 특정 환경에서만 자라는 식물을 말한다. 산림청에서 지정한 한반도 특산 식물은 360종 정도다.
김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청송 만리화는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서식한 덕에 교잡 등을 피하고 순종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며 "강원도보다 더 따뜻하고 건조한 경북의 기후에서 적응한 유전자를 가진 만리화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계명대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통해 만리화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만리화가 자생하는 땅의 특성을 연구하는 중이다. 또 만리화 DNA 분석 등 유전학적 연구도 추진할 생각이다.
청송군에서는 순종 만리화의 보존·관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청송군 관계자는 "만리화와 교잡을 막기 위해 주변 개나리를 걷어냈다"며 "순종 만리화 연구를 위해 군에서도 서식지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백경서 기자 baek.k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