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자신있고 당당하라" 당부
신임 대변인은 한때 외부에서 언론인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내부 인사를 기용 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고 대변인은 그동안 대변인 대행 역할을 해오면서 청와대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야 대변인 임명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후 인사차 춘추관을 찾아 “대통령께서 ‘자신 있고 당당하라’고 당부 말씀을 주셨다”며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해 2년 가까이 대변인실 선임행정관(2급)으로 근무하다 지난 2월 비서관(1급)으로 승진했다. 그러다 다시 2개월만에 대변인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고 대변인은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김정숙 여사의 일정을 주로 담당했고, 아나운서 경험을 살려 문 대통령 국내외 행사 사회를 봤다. 또는 SNS로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프로를 진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김의겸 대변인 부임 직후 부대변인 역할 문제로 고민하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밝힌 적도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고 대변인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열심히 하세요”라고 한마디만 했을 뿐 별다른 답은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문 대통령 신뢰가 깊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 1월말에도 고 대변인이 청와대 2기 참모진 개편과 맞물려 자신의 거취 문제로 고민하다 주변에 다시 사의를 밝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고 대변인은 주변 만류로 설 연휴 이후 업무에 복귀했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최초의 여성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상징성은 있으나 정치권 경험이 적어 정무 감각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도한 수석은 “부대변인으로 활동해 오는 과정에서 정무감각을 많이 키웠고 탁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해서 정무감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약간 편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언론 소통 창구를 김의겸 전 대변인 때와 마찬가지로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고 공석이 된 부대변인 자리를 보강할 방침이다. 윤 수석은 “대변인으로의 일원화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부대변인은 또 보강을 해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1 대변인, 2 부대변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대변인으로서 첫 일정으로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이미선ㆍ문형배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입장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고 대변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