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퇴역 스텔스 F-117A 복귀, F-35가 못하는 북 지하타격용?

중앙일보

입력 2019.04.25 01:30

수정 2019.04.2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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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퇴역한 미국 최초의 스텔스기 F-117A 나이트호크가 지난 2월 미 본토 비행훈련을 했다고 미국의 항공 전문지 컴뱃에어크래프트(Combat Aircraft)가 보도했다. 컴뱃에어크래프트는 5월호에서 지난 2월 26~2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R-2508 사격장을 날고 있는 F-117A의 사진을 싣고, 이틀간 F-117A 4대가 비행했으며, 일부는 F-16 전투기 편대와 공동훈련도 했다고 전했다.

 

걸프전에서 활약했던 미국 최초의 스텔스기인 F-117A(사진)는 2008년 퇴역했지만 최근 비행 장면이 포착됐다. [사진 미 공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R-2508은 미국의 항공 전문 사진작가들이 진을 치고 촬영하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F-117A가 훈련했다는 것은 미 공군이 F-117A의 현역복귀를 공식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컴뱃에어크래프트는 F-117A 4~6대가 재취역하면서 네바다주 토노파 공군기지를 모(母) 기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08년 퇴역한 미 최초 스텔스기
2월 캘리포니아에서 비행훈련
“지하 핵시설 공격용 벙커버스터
F-35 못 싣고 F-117A 탑재 가능”

 
미 공군은 F-117A를 냉전 시기 극비리에 개발, 1983년 도입했다. 전투기로 분류는 되나 공중전은 못 하는 폭격기였다. 90~91년 걸프전 때 이라크의 방공망을 부숴 유명해졌다. 하지만 유지 비용이 너무 들어 2008년 퇴역했다. 김형철 전 공군참모차장은 “F-117A가 퇴역한 것은 성능 문제가 아니라, 당시 도입 예정이었던 F-35 라이트닝Ⅱ 스텔스 전투기의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비용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희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공군은 F-117A 52대를 유사시 30~120일 안에 재가동할 수 있도록 특수보관하고 있다. 퇴역 이후에도 F-117A 가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네덜란드의 스크램블(Scramble)은  F-117A가 2017년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 퇴치작전에 투입됐으며, 앞서 2016년 말에도 이란과 가까운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에 1대가 비상착륙했다고 보도했다.

 
류성엽 위원은 “F-117A의 재취역 시기는 2017년 무렵”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던 때로, 미 국이 북핵 시설 정밀타격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이번에 F-117A의 본토 비행 훈련 사실을 공개한 배경도 주목된다. 김형철 전 차장은 “F-117A는 스텔스로 적의 영공에 은밀히 침투해 레이저 유도 벙커버스터인  GBU-27로 지하 표적을 폭격할 수 있다”며 “같은 스텔스기인 F-22 랩터와 F-35는 벙커버스터 같은 대형 폭탄을 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