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지인 홍주표 목사(44)는 “이겨내려고 싸웠지만 방법이 없었다”며 “병원에 나오면 시스템도 없고 버려진 사람들처럼 사는 데 개인이 이겨내기 너무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연세대 연구팀 환자들 행적 추적
퇴원 후 병원 사후 관리 중요성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급여 수급권자 중 국제질병분류(ICD) 기준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기분장애학회 학회지 ‘정서장애’(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됐다.
비정신질환으로 퇴원한 환자에 비해 정신질환으로 퇴원한 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확률은 7.2배였다. 또한 환자가 아닌 일반인에 비교하면 23배나 됐다.
안성훈 한국형사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신질환자라고 다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위험성이 있는 사람 중 폭력성을 표출하는 시기가 온다"며 "폭력성이 자신에게 향하면 극단적 선택, 남에게 향하면 살인이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퇴원 후 1년 내 해당 정신질환에 대한 외래치료를 받는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거나 더 적게 받는 환자들에 비해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더 적었다.
연구에 참여한 최재우 연세대 약학대 연구원은 “정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받으면 자살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번 연구에서 주요한 결과로 나타났다”며 “퇴원한 환자가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자해 또는 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 환자가 퇴원하면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알리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정신질환 치료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궁민·박해리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