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전문경영인체제 첫 시험대
코오롱생명과학 주가 반토막
이웅열 전 회장은 작년 말 퇴진
이우석 대표, 김수정 소장이 투톱
인보사 판매허가 취소 막기 총력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한 유전자 치료제인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대응해야 한다는 게 코오롱 측의 판단이다. 하지만 인보사 관련 여론이 조금씩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이다. 17일 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이 ‘엉터리 허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규탄 및 검찰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연 일이 대표적이다.
인보사의 판매 허가를 내줬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태도 역시 인보사에 조금씩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식약처는 이달 초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제대로 된 감독능력을 갖춘 것 맞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은퇴한 이후 출범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이 전 회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위기 상황을 진정시킨 바 있다.
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코오롱생과가 인보사 방어를 전담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 녹아있다. 코오롱생과는 인보사의 판매 허가 취소를 막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코오롱생과 내에서 인보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바이오사업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72억8600만원으로 이 회사 전체 매출(1326억8000만원)의 5.5%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보사 허가 취소’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회사 전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전력을 다해 이번 사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인보사 투약 환자 전수 조사 등을 제외하곤 먼저 취할 회사 차원의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참고로 바이오사업부문은 지난해 222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오롱생과 측은 이와 관련 “바이오 부문이 미래 성장 동력인 만큼, 단기적인 경영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