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리와 버닝썬 지분 42%를 가지고 있는 전원산업, 대만 투자자 린사모 등이 조직적으로 횡령에 가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버닝썬이 영업을 한 1년여 동안 이들에게 흘러들어간 자금의 액수와 유출 수법 등을 고려할 때 범죄 혐의 가담이 개별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사전 논의를 거쳐 실행됐다고 보고 공동정범으로 송치하기 위해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1년간 주주들에 20억여원 선배당 의혹
수십억원대 횡령은 특경가법 위반 해당
경찰, 대포통장·임대료·관련회사 의심
경찰은 버닝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초기 투자금인 24억5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거액의 횡령을 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버닝썬 내에서 1년여 동안 이뤄진 횡령 추정액이 투자금에 근접한 20억원가량이기 때문에 정식으로 배당하기 전 결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배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안씨는 지인들을 버닝썬 MD(영업직원)로 등록해 대포통장 15개를 관리하면서 허위 급여 명목으로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대포통장으로 들어간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은 후 린사모에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린사모는 2차 소환통보를 받고도 아직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전원산업이 버닝썬 운영 3개월 이후부터 임대료를 1억원으로 기존보다 6배 올려 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배당을 받기 위해 임대료를 과도하게 책정했는지가 쟁점이다. 전원산업은 “주변 시세에 맞게 적정 임대료를 받았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공범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지난 11일 유리홀딩스와 전원산업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승리와 그의 동업자 유씨는 몽키뮤지엄과 컨설팅 회사인 네모파트너즈를 통해 5억2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네모파트너즈는 유씨가 근무했던 회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버닝썬 계좌에서 2억6400만원씩이 몽키뮤지엄과 네모파트너즈 계좌로 이체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몽키뮤지엄 계좌에 들어간 돈은 버닝썬에서 ‘몽키뮤지엄 DJ 부스’를 운영하면서 주기로 한 브랜드 사용료고 네모파트너즈에는 버닝썬 중국 진출에 대한 컨설팅 비용을 지불했다”며 “두 회사는 당시에 승리·유인석과 관련이 없었을 뿐 아니라 배당을 받으려는 의도 자체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