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진주시 가좌동의 한 주공아파트에 사는 안모(43)씨는 자신의 4층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칼을 휘둘렀다. 노약자, 여성 등 주민 5명이 안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고 13명이 부상을 당했다. 안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는 등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고한 이웃 주민에게 방화, 흉기로 분노 표출
전문가 "범행 동기에 대한 철저한 조사 필요"
전문가들은 화재로 경황이 없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데다가, 무고한 이웃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두 사건이 매우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통제력이 약하고 분노조절이 되지 않은 피의자가 무고한 사상자를 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주로 방화는 분노 표출의 일환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노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복을 하는 심리로 이른바 무차별 ‘다중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팀장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거나 모욕을 준 특정인을 대상으로 저지른 범행이 아니라 ‘내가 살 수 없다면 이 사회도 필요 없다’는 식의 극단적인 방식의 범죄라는 것이 논현동 고시원 방화ㆍ살인 사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순히 정신질환으로 저지른 우발적 범행으로 치부하기에는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방화를 저지른 뒤 놀라 대피하는 시민을 찌르는 등 일종의 계획 범죄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범행 동기 등에 대해 경찰에서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