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임정 100년, 특권·반칙의 시대 끝내야”

중앙일보

입력 2019.04.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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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신임 장관들과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연철 통일부·문성혁 해양수산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민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하며, 특권층끼리 결탁·담합·공생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온 국민과 함께 벅찬 가슴으로 기념하며 국무위원 여러분과 함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임정 수립 100주년 행사에 참석하려 했으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출국하게 되면서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한다. 이 때문에 이날 국무회의 발언은 임정 수립 100주념 기념사를 겸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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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라며 “우리 정부는 100년 전 임시정부가 세운 이상과 염원을 이어받아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첫 번째 정부로, 의미가 각별한 만큼 우리의 다짐도 각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100년의 대안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의 그늘을 걷어내고 국민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것이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성장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고 11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로 성장했다”며 “인구 5000만 명이 넘으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30-50클럽’ 일곱 나라 중 2차대전 후 신생 독립국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4·19혁명으로부터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주역이 돼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 우리 국민의 민주 역량에 전 세계인들이 감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에서 역사를 역사 그대로 보지 않고 국민이 이룩한 100년의 성취를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국가적 성취를 폄훼하는 것은 우리의 자부심을 스스로 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강원도 산불 진화에 대한 평가와 후속 대책도 당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재난방송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가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재난방송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를 비판했다. 재난 주관방송사인 KBS는 4일 밤 메인 뉴스에서 세 차례 현지 연결만 한 뒤 정규 편성대로 방송을 이어갔다. 뉴스 이후에도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고 있는 ‘오늘밤 김제동’을 그대로 편성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