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 찾는 모바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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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직장인 수강생 증가
여가·힐링·개인소장 목적
감성 담은 수공예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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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은 예술가나 장인이 도자기·가죽·목재 같은 공예품을 만드는 곳이다. 대량 생산하는 공장과 달리 공방은 예술가가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공예품은 이렇게 공장에서 만드는 일반 공예품과 공방의 수공예품으로 나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15년 공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공예 종사자는 2만6284명으로 전년(2만2533명)보다 약 3700명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공방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해진 공방
유행을 선도하는 서울 가로수길에 위치한 포슬린 아트 작업실엔 요즘 젊은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포슬린 아트는 유약 처리된 그릇에 그림을 그리므로 세라믹에 비해 그림이 잘 보존되고 실수를 하더라도 수정하기 쉬워 초보자가 배우기 수월하다.
포슬린 아트 공방 ‘아뜰리에421’의 박형선 대표는 “과거 수강생 연령대가 주로 50대였다면 요즘엔 30대 직장인이 부쩍 많아졌다”며 “퇴근 후 여가나 힐링, 개인 소장을 위해 찾아온다. 그 경험을 SNS로 지인들과 공유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설명했다.
공방은 다른 공방과 협업도 한다. 서울 자양동의 위빙(weaving) 공방 ‘하라두’는 주변 꽃꽂이 공방과 수작업 공예품을 제작한다. 플라워 공방에서 화분을 만들면 하라두 공방은 화분을 감쌀 ‘화분 홀더’를 위빙으로 꾸미는 것이다. 하나의 협업 공예품으로 서로 다른 두 공방이 공생하는 셈이다. 원하라 하라두 대표는 “협업으로 만드는 이른바 콜라보 공예가 요즘 수강생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창업·재취업 기회에도 도움돼
공방이 창업과 재취업의 활로도 되고 있다. 부산에 사는 백은정(31)씨는 3년여 동안 회사 쉬는 날이면 틈틈이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위빙 공예를 배웠다. 위빙은 2030세대에게 ‘감성 인테리어’로 주목 받는 공예다. 처음엔 취미로 하던 것이 지금은 위빙 공예자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게 됐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바이 비 아뜰리에’라는 위빙 공방을 열고 지금은 어엿한 공방 대표가 됐다.
힐링 효과도 공방의 인기몰이에 한몫한다. 소수의 인원이 공예 수업을 같이 듣지만 작업은 오롯이 혼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예를 배우는 정수진(40·서울 신당동)씨는 “직장생활에 쫓기다 보면 묵상처럼 혼자서 조용히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을 빚어가며 손끝에서 느껴지는 전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힐링”이라고 말했다.
글=김나윤 기자 kim.nayoon@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