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공원은 성명을 통해 지난 1일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밀렵 용의자 1명이 동물의 공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며 "사고 현장에서는 '두개골과 바지 한 벌'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공원 관리원과 경찰 수색대는 밀렵꾼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인근을 샅샅이 훑었지만 이틀이 지나서야 시신의 일부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공원은 "사고 현장에서 한 무리의 사자 떼가 두개골과 바지만 남기고 시신을 먹어치운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글렌 필립스 크루거 국립공원 책임자는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국립공원에 불법으로, 걸어서 침입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공원 내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번 사고는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함께 사냥에 나섰던 공범 3명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3일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무허가 화기·탄약 소지와 밀렵 공모 및 국립공원 무단침입의 혐의로 기소돼 구금됐다. 이들은 코끼리가 갑자기 공격했다며 다음 날 오전 사람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숨진 동료의 시신을 길가에 두고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은 지난 2016년에만 680여건에 달하는 밀렵과 불법 사냥이 적발됐으며 이중 417건은 크루거 국립공원과 그 인근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