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한 어르신 50명이 요양원에 갇혀있는데 곧 산불이 덮칠 것 같아요.”
고성소방서 소속 김진석(52) 소방위는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에서 산불이 발생했으니 전 대원은 모이라는 연락을 받고 집결지로 가는 길이었다. 소방버스엔 20여명의 대원이 타고 있었다. 이때 “요양원에 50명이 갇혀있다”는 신고가 무전기에서 흘러나왔다.
25㎏ 달하는 공기호흡기, 소방복 착용하고 1㎞ 뛰어
30여분만에 요양원에 있던 노인 등 50여명 구조해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요양원 건물 옆 창고까지 퍼진 산불을 진화하기 시작했다. 김 소방위 등은 선풍기 등을 통해 건물 안에 있는 연기를 빼내 탈출로를 확보했다.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였다. 대원들은 곧바로 휠체어 등을 활용해 노인들을 1층 입구로 옮겼다.
강릉소방서 장충열(57) 119구조대장도 대원 2명과 함께 지난 4일 강릉 옥계면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 대원들은 현장에서 치매가 있는 80대 할머니가 집안에 갇혀 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당 주택으로 향했다. 주변 집은 이미 불에 탄 상태였고 해당 집 LP 가스통에 불이 붙은 상태였다. 재빨리 불을 끈 대원들은 창문을 깨고 들어가 할머니를 구조했다. 장 대장과 대원들은 미처 대피를 못 한 이들을 찾기 위해 1㎞ 반경에 있는 집을 모두 확인했다. 대원들은 이날 70~80대 노인 7명을 구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강원도 화재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소방관들의 사진과 함께 특정 당과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올렸다. 그는 화재 진압 작업 뒤 지쳐 쓰러져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이분들 보고 반성 좀 합시다. 제발”이라고 썼다.
고성·강릉=박진호·편광현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