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책이 나온다. 책을 읽다가 나는 아직 쓰이지 않은, 그러나 곧 쓰일 또 다른 책을 발견한다. 아직 쓰이지 않은, 곧 쓰일 그 책의 저자는, 내가 그 책의 불러일으킴에 제대로 반응한다면, 나다. 수없이 많은 작품이 실은 그렇게 태어난다. 그러니까 책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수없이 많은, 몇 권인지도 모를, 미래의 책들의 자궁이다.”
소설가 이승우의 산문집 『소설을 살다』(마음산책) 중에서. 특유의 미려한 문체로 자신의 창작론을 펼쳐간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혹은 소설은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소설가의 대답이다. 그의 또 다른 책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와 같이 읽으면 더욱 좋다.
양성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