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의 일본 언급은 지난 1일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외교 장관 회담 결과 보도자료에도 등장했다. 자료 말미에 “양 장관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 정책, 미국·한국·일본 간 3각 공조 등을 포함한 이슈에도 협조하기로 했다"는 문구가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은 북핵 국면에서 일본이 불가피하게 배제되는 ‘일본 홀대론’이 커지는 것을 지속적으로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한·미·일 3각 동맹을 다시 강조하고 나선 것은 북핵 문제에 국한된 한·미 관계를 보다 큰 틀로 전환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해 한국은 애매한 입장을 취한 반면 일본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한·미 동맹도 지역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을 연결고리로 역대 최악인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찾으라는 신호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번갈아 일본을 챙기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싱턴 방문에 이어 1일 도쿄에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면담해 한·미 장관급 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하루 뒤인 2일 비건 대표도 가나스기 국장과 통화를 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이 3차 북ㆍ미 정상회담 가능성 내비친데 대해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대화를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며 "더이상 덧붙일 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