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여태껏 민주당 계열 후보가 한 번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 없는 통영ㆍ고성에선 “오전에 국무총리,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당정 협의를 했는데, 거기서 ‘고용위기지역(통영) 기한을 연장해 지원을 더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문석 후보가 당선되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예결위원으로 참여시켜 긴급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이 지역에선 민주당의 조직세가 약한 만큼 여당이 할 수 있는 예산 지원 등을 통해 선거를 간접 지원하자는 컨셉을 유지했다.
황 대표는 통영에선 “충무공께서 이 정권을 보면 안보를 무너뜨리고 국민 안전 내팽개치는 정권을 심판하라 명령하실 것”이라고 주장했고, 창원에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안보 실패를 막아내겠다. 그 출발점은 이번 보궐선거”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이처럼 선거구 두 곳인 미니 보선에 ‘올인’하다시피 한 것은 이번 선거가 황 대표의 리더십을 처음 검증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2대0이냐 1대1이냐, 혹은 0대2이냐는 결과에 따라 당 장악력, 차기 보수 진영 주자로서의 지위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막판 변수도 돌출했다. 창원에선 황 대표의 경남 FC 축구장 선거운동 논란이 격화됐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해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이라고 한 발언도 파문을 낳았다. 통영ㆍ고성에선 “한국당 정점식 후보 측에서 금품을 건넸다”는 지역 언론 기자의 주장도 나왔다. 돌출 변수들이 죄다 한국당의 악재에 가깝다. 그러나 일각에선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집결하는 계기가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진보의 성지라는 창원 성산에서 ‘샤이 보수’가 얼마나 나올지, 그간 보수 일변도였던 통영ㆍ고성에서 ‘샤이 진보’가 얼마나 투표장을 향할 지는 이번 선거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창원 성산에 대해 “보수는 결집하고 진보는 이완되는 게 포착돼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통영ㆍ고성에선 “높았던 사전 투표율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만큼 많이 투표장을 찾았다는 방증”(민주당 민홍철 경남도당위원장)이라며 민주당이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