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지옥철]
김 씨는 "다른 지하철도 많이 타봤지만 9호선이 가장 혼잡한 것 같다. 조금 과장하면 승객들 사이에 끼어서 제대로 숨쉬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9호선의 '악명(惡名)'이 실감 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하철 9호선의 악명높은 혼잡도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이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승객이 가장 많았던 혼잡구간 10곳 중 1~3위가 모두 9호선이었다.
9호선 여의도→당산 가장 혼잡
'사당역→방배역'이 26만 9000여명으로 9호선을 빼고는 가장 붐비는 구간이었다. '교대역→강남역'(5위), '서초역→교대역'(6위), '방배역→서초역'(7위) 구간도 모두 하루 평균 승객이 26만명을 넘어 상당한 혼잡도를 기록했다.
단, 서울교통공사가 승객수를 홀수 해에 격년 주기로 조사하기 때문에 2호선 승객수는 2017년 자료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2호선 낙성대~강남 지옥철 구간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구로역' 구간이 26만 2000여명으로 8위에 올라 9호선과 2호선을 뺀 나머지 노선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그런데 단순히 일일 이용객 숫자만으로 혼잡도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1~9호선 지하철의 차량 편성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1~4호선은 지하철이 10칸으로 구성돼 있다.
4칸짜리 9호선, 체감혼잡도 극심
지난해 승객이 가장 많이 찾은 지하철역은 단연 2호선 강남역이었다. 하루 평균 20만 4000여명이 이용했다. 2위는 잠실역으로 17만 5000여명이었다.
이후 6위에 오른 3호선 고속터미널역(12만명)과 9위인 1호선 서울역(10만 8000여명)을 빼곤 10위까지 모두 2호선 지하철역이었다.
홍대입구, 신림, 구로디지털단지, 삼성, 신도림, 서울대입구 등이 하루평균 10만명 넘는 이용객으로 붐볐다. 전체 10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9호선에서는 노량진역이 하루평균 6만 48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속터미널역이 6만 3000여명으로 뒤를 이었다.
2호선 강남역, 이용객 20만명 최다
송석준 의원은 "하루 평균 이용객 수와 열차 편성 현황 등 각종 자료를 분석하면 승객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편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간·역별 혼잡도 등을 해소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