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심사 평가항목 중 혁신성에 가장 높은 점수(총 1000점 중 350점)를 배정했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기존 은행판을 흔드는 이른바 ‘메기 효과’를 주문한다는 의미다.
키움뱅크·토스뱅크 예비인가 신청
기존 2곳 합쳐 3곳으로 늘어나도
규제 막히면 혁신 서비스 힘들어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인터넷은행이 없었다면 과연 기존 은행이 비대면 계좌개설이나 공인인증서 폐지 같은 변화를 스스로 시도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인터넷은행 없이) 가만히 내버려 뒀다면 기존 은행들은 손 놓고 있다가 해외업체에 시장을 빼앗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KT의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보증보험이 필요 없는 중금리 대출을 크게 늘렸다. 통신요금 납부이력, 단말기 구매정보, 해외로밍 이용 횟수 같은 정보를 고객 신용평가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에서 중금리(연 6~10%)가 차지하는 비중은 27.5%(지난해 말 기준)로 다른 은행보다 높다”며 “고금리로 내몰리던 중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모에선 두 인터넷은행은 다른 은행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자산(은행예정)을 합쳐도 전체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9%(지난해 9월 말 기준)에 그친다.
일본 세븐은행(세븐일레븐의 유통망 이용한 ATM 사업)과 영국 몬조은행(편리한 선불카드 서비스)은 수수료 같은 비이자 부문에서 90% 이상 수익을 올린다. 기존 은행이 하지 못하던 틈새시장을 뚫어 성공한 경우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비이자 수익 비중은 28%, 케이뱅크의 경우는 11%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직접적 또는 암묵적인 은행산업의 규제·장벽부터 허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에선 금융 당국이 금융거래 수수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암묵적으로 규제하다 보니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오기 어렵다”며 “IT기업 외에도 유통 같은 다양한 산업이 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진입장벽도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angang.co.kr